난 그대 품에 별빛을 쏟아 내리고
은하수를 만들어 어디든 날아가게 할거야
“선배, 볼 좋아요.”
마운드는 가장 높은 곳이자 가장 고요한 곳이다. 봉황대기 우승을 기원하는 응원 소리, 덕아웃에서 터지는 고함과 탄식, 대기 타자가 배트를 휘두르는 소리, 타석의 타자가 스스로에게 주문을 외는 소리, 심판의 자그마한 추임새들까지 온갖 흔적들로 가득한 포수의 홈과 다르게. 오롯이 홀로 서 있어야 하는 투수의 마운드는 가장 외로운 곳이다. 손을 들어 심판에게 타임을 요청하고 걸음을 옮기는 18.44미터. 우주완은 끝에 서 있는 고독한 파일럿에게 다가가는 그 거리가 늘 좋았다. 공기 한 점 없는 우주로 나아가는 것처럼 모든 소리가 먹먹해지고 오직 투수의 속마음만이 들리는 그 걸음이, 참 좋았다.
그 끝에 서 있는게 당신이라면. 더욱이.
“지금은 보더라인에 걸칠 필요 없어요. 어차피 상대도 그거 노리고 휘두를 거예요. 6회말 2사 만루에 뒤지고 있는 팀이 급하지, 우리가 급하겠어요?”
“… … 응.”
준우는 발로 흙을 툭툭 차며 대답했다. 시선은 자연히 아래로 처박혀 있었고. 대화 상대가 자신을 보고 있지 않다는 것에 불평할 만도 했으나 주완은 그저 이런 생각만 했다.
이 형 또 이러네.
입꼬리를 당겨 씩 웃으며 글러브로 주완의 턱을 툭툭 건드렸다. 자신을 보라는 듯. 의지와 상관 없이 준우의 고개가 들리고 시선이 마주친다. 포수 마스크도, 18미터의 거리도 없이 올곧게 얽히는 시선이 마음에 들었다. 곧장 마스크로 저희의 얼굴을 가리고선 거리를 좁혀 속삭였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 기분이 고양되는 것은 저도 마찬가지였다. 여러모로.
“지금, 형 볼 좋아요.”
“… … 어.”
“그냥 중간에 꽂아요. 형이라고 구위로 승부 못 볼 이유 있어요?”
“… ….”
“형이 쟤 이겨요. 그냥 꽂아요. 알겠죠?”
마침내 준우가 고갤 끄덕였다. 드디어 정신이 좀 돌아온 모양이다. 저 어디 안드로메다로 떠난 것 같던 정신이 돌아온 것처럼, 평소의 함준우로 돌아왔다. 많은 사람들은 함준우가 무색무취의 덤덤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뭐 얼마나 가까이서 봤는데. 마운드 위에서 이렇게 시선을 얽고 있으면 그가 공을 던질 때는 그 누구보다 날카로운 눈을 하고 있는 사람이란 걸 모를 수가 없다. 근데 뭐. 나만 알겠지. 주완은 만족스레 미소를 지으며 툭툭, 준우의 등을 건드리고 홈으로 향했다.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타자와 눈이 마주친다. 잠깐의 신경전 끝에 또 한 번 웃어보이고 심판 앞에 쭈그려 앉는다.
- 원 볼 상황에서 우주완 선수가 마운드를 방문하고 돌아옵니다. 확실히 함준우 선수가 긴장을 한 모습이었죠.
- 예, 아무래도 1점차 2사 만루 상황에서 긴장하지 않을 고교 포수는 없을 겁니다. 우주완 포수가 어떤 말을 해줬을지도 궁금하고, 이 배터리가 어떤 공을 결정구로 쓸지도 궁금하네요. 아무래도 타석에 들어선 타자가 현재 컨택에 있어서는 고교 최고 수준인 …
홈은 유일하게 경기장이 전부 보이는 곳이다. 타자만을 바라보고 있는 투수, 수비수, 관중과 다르게. 모두의 시선을 받아내야 하는 홈은 가장 무거운 곳이다.
나라고 떨리지 않는게 아니다. 여차하면 이 홈에 주자 몇 명이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인 건 내가 가장 잘 안다. 타석에 들어선 상대 4번 타자가 수준급의 타격 기술을 만든 클러치 타자인건, 매일 같이 투수와 타자에 대해 공부하는 내가 가장 잘 안다고. 근데 그렇다고 별 수 있나?
- 스트라이크! 보더라인에 꽂히는 체인지업에 전혀 반응하지 못했습니다.
- 분명히 좋은 공이었어요. 함준우 선수 특유의 보더라인 제구가 빛나는 투구였습니다. 그런데 우주완 선수는 마음에 들지 않나봐요. 잘했는데 그게 아니라고 고개를 젓네요.
- 유신고 배터리의 결정구가 궁금해지는 투구 내용입니다. 사실상 이 공은 함준우 선수의 결정구나 다름 없는 투구니까요. 이어서 다음 볼은, 커트해냅니다. 파울.
- 역시 만만한 타자가 아니예요. 낙차 큰 변화구도 커트해내고 있거든요. 투 스트라이크로 카운트는 조금 불리해졌지만 역전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신중하게 접근을 하는 모습이 …
투수를 믿어야지. 내가 원하는 공을 원하는 코스에 넣을거란 보장은 절대 없지만 나는 내 투수를 믿어야 한다. 그럴 능력이 있는 투수고, 이 경기를 이기게 만들 수 있는 선수라는 걸.
멀리서 눈을 마주치며 아까 했던 말을 기억하라는 메세지를 보낸다. 그리고 공을 다시 던져주고, 다리를 굽혀 공을 받을 준비를 한다. 나는 선배를 믿고 있어요. 선배 볼은 그럴 가치가 있다고요. 잠깐 가만히 저를 바라보던 준우가 고갤 끄덕이더니 자세를 잡는다. 별다른 신호교환은 없다. 간결한 와인드업, 그리고 피칭.
- … 한 가운데 스트라이크 헛스윙 삼진 아웃! 145km/h의 빠른 공에 전혀 타이밍을 맞추지 못합니다!
함준우 선수가 2사 만루 위기를 넘기면서 6이닝 2실점, 유신고의 승리를 지켜냅니다!
그러게, 쟤는 선배 공 못 친다니까.
제가 선배 승리 만들어 드릴게요.

우주완
189cm 105kg 프로 야구선수 (포수)
| 여유로운 | 유연한 | 외향적 |
| 워커홀릭 | 승부욕 | 진지함 |
| 성실함 | 야망 있는 | 스포츠맨십 |
선수 경력 등 공개된 사항은 나무위키 참조
아래는 공개되지 않은 사적 영역 위주로 서술.
(하지만 이렇다할 사생활이 없고 솔직한 편이라 대부분 공개되어 있는 정보이긴 하다.)
야구
- 리틀 야구단에서 시작해 한평생 야구만 해왔다. 이유는 한 가지. 야구가 재밌어서. 어릴 적 동네에서 하던 캐치볼이 재밌어서 시작한 이래로 단 한 번도 질린 적 없기에 아직까지 해오고 있다. 적당히 유복한 집안으로 진로 선택에 대한 불화도 거의 없었다. 부모님이 질리지도 않냐고 물어보면 재밌기만 하다는 대화만 반복.
- 맞벌이 집안에 외동인 탓에 부모님보다 야구가 좀 더 친숙하기도 하다. 하지만 사이가 나쁘지는 않다.
- 부모님은 야구에 커다란 관심은 없고 늘 주완이 응원하는 팀을 응원해왔다.
- 다만 친척 중 롯데 자이언츠 골수 팬이 있어 주완이 지명 받자 그 누구보다도 뛸듯이 기뻐했다. 주완이 지명 받아서가 아니라, 드디어 롯데에 유망한 젊은 포수가 왔다는 사유로….
- 따라서 커다랗고 구체적인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해외 리그 진출 등에도 큰 관심은 없다. 현 리그에서 제대로 우승은 해봐야 해외 리그도 가지 않겠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개인 성적보다 철저히 팀 성적 위주 사고방식.
- 포수 포지션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어깨가 좋아 투수 전향 제안을 많이 받았으나 모두 한사코 거절했다. 다른 사람을 적극적으로 서포트할 수 있고, 경기 흐름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마음에 든다고.
- 일에 있어서는 파워 J. 컨트롤 프릭 및 통제적 성향이 다소 있음.
- 은퇴 후에는 코칭보다는 전력 분석관 쪽에 흥미가 있다.
취미
- 별로 없다. 말주변이 좋고 사교성이 좋아 느껴지지 않을 뿐, 취미만 보면 노잼 인간 그 자체.
- 그나마 있는 취미조차도 죄다 스포츠에 관련된 것들이다. 축구, 농구, 미식축구, F1 관람 등. 은퇴 후에 해보고 싶은 운동 리스트가 빼곡하다.
- 공부에 흥미가 많아 스포츠 심리학, 물리치료학, 세이버 매트릭스 등 관련 서적 읽는 것을 즐긴다. 은퇴 후 자격증 따는 것도 계획 중에 있다.
- 이외에는 소비 자체가 취미. 후배들 밥 사주기, 술자리 한 턱 쏘기, 스포츠 용품 쇼핑, 자동차, 자동차 용품, 인테리어 등등…. 통이 크다.
성격
- 척 보기에도 외향적인 포수 그 자체고 실제로 그러하다. 우주완의 성격 90%는 이 문장으로 설명된다. 사교적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약속 등을 마다하지 않는다. 다만 모르는 사람을 소개 받는 것은 그닥 좋아하지 않아 인맥은 스포츠 업계 쪽으로 한정되어 있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보기에 쎄한 느낌이 드는 사람은 거리를 두는 편. 기자, 아나운서 등 언론 쪽 사람들은 꺼려하는 편이다. 학창 시절에도 반 친구들과는 별로 교류하지 않아 동창들은 운동부 친구들이 전부.
- 이러한 성향은 타고난 것도 있으나 프로에 오고 나서 심해졌다. 다른 팀이라는 이유로 관계에 변화를 겪기도 하고, 정도가 심한 꼰대 선배들을 만나며 인간관계에 환멸을 많이 느꼈다. 열애설 등을 과장 보도하는 매스컴에 대한 거부감도 한 몫했다. (나무위키 사건사고 문서 참고.)
- 해서 반골기질이 꽤 생겼다.
- 덕아웃에서도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많은 노력을 하는 편이지만 경기 중엔 다소 예민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타격 직후나 대량 실점 직후 조용히 덕아웃에서 혼자 감정을 가라앉히는 시간을 가진다. 도중에 누군가 말을 건다고 예민하게 굴거나 하진 않지만(오히려 잘 받아줌.), 타인의 말을 빌리자면 종종 표정이 살벌하다. 좋은 기분이든 나쁜 기분이든 표현이 솔직하다.
- 눈치가 빠르고 면밀하게 상황을 살피는 습관 때문에 경기 내 흐름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야구는 흐름이 중요하다는 말에 굉장히 공감하는 편. 인내심이 좋아 많이 분출하지는 않지만(만 20세까지는 많이 분출했음.), 기싸움엔 굉장히 적극적이다. 벤치 클리어링 시 포수들은 말리는 경우가 많은데 우주완은 유독 함께 참전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같은 이유. 극단적으로 팀을 생각하기 때문에 팔이 안 쪽으로 굽는다. 굉장히 많이.
- 선후배 가리지 않고 투수를 잘 챙긴다. 평소에도 살갑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많이 기울인다. 짓궃은 장난, 농담 등 다양하게 케어하는 편. 야수 후배들에겐 좀 더 엄격하다.
- 사교성 좋은 ESTJ의 전형. 직설적이고 공감은 잘 못(안)하지만 유쾌하고 장난끼가 많아 그렇게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다.
- 의리파. “남자다운” 성격이다. 자기 사람들을 끔찍이 챙기고 정이 많다. 자기 사람의 범주에 구단 팬들이 핵심 코어로 포함되어 있어 해외 리그로 가는 것이 아닌 이상 다른 팀으로 이적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데뷔 적부터 꾸준히 말해왔고, 실제로 FA 계약도 그렇게 할 생각. 매번 팬들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보답하려하는데 이는 모두 진심이다.
워크에식
- 워커홀릭 그 자체. 덕아웃에서나 라커룸에서나 공부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숙소에서도 타격 연습이나 분석, 공부를 철저히 한다.
- 식단도 철저하게 하는 편이지만 먹는 것에 비해 살이 많이 찌는 편이 아니라 그냥 음식 좀 가려서 먹고 싶은만큼 양껏 먹는 정도다. 원래 패스트푸드를 썩 좋아하지 않아 증량과 감량에 큰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다. 유독 금기시하는 것이 있다면 술. 애당초 잘 마시는 편도 아니고 건강에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시즌 중 술자리는 본인과 후배들 모두 세게 기강 잡는 편.
- 음식 양은 덩치에 비해서도 많은 편이긴 하다. 기본 2인분부터고, 4-5인분까지도 거뜬하다.
- 비시즌에도 이런 경향이 강했는데, 프로 4-5년차가 되고 나서부터는 스트레스를 풀어야 오히려 더 잘 할 수 있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 타고나길 성실한 것도 있으나 포수 포지션이라는 특징 때문에 도드라진 성격이기도 하다. 수비, 볼배합, 타격, 주루 등 배워야 할 부분들이 많아 프로에서 안정감을 찾는데에 많은 시간이 들 것이라 생각해 더 열심히 임하게 되었다.
함준우
유신고 시절 조합이 좋기로 유명했던 배터리. 프로 지명 후 구단이 달라지며 우주완이 함준우의 공을 유독 잘 치고 있으나 여전히 친한 선후배 사이다… 정도로 세간에 알려져있다.
- 주완이 아직 1학년으로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을 시절, 준우와의 배터리 합이 좋아 감독의 눈에 들게 되었다. 해서 주완에게 준우는 자신을 도와준 꽤나 특별한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지금보다 덜 예민하고 더 사람을 좋아하던 시절이라 모든 선배를 살갑게 대하긴 했으나 유독 준우를 따랐던 것이 사실이다. 본인도 기꺼이 인정하는 바.
- 프로에 와서 준우가 다른 포수들과 합을 맞추는 것을 보고 희한한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이게 어떤 감정인지, 가져도 괜찮은 감정인지, 왜 그런지 알 수 없어 속에만 담아두고 있었다. 흔한 고민 상담으로라도 입 밖에 내본 적 없다.
- 유독 준우의 공을 잘 치려고 노력한다거나 따로 분석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익숙해서 잘 치게 되었다“는 것이 본인의 대답. 인터뷰 단골 대답이기도 한 이 문장에는 한 점의 거짓이나 과장도 없다. 내가 일부러 골라 칠 이유라도 있나. 굳이 미움 받으려고 그럴 필요가 있겠냐고. 준우가 이것을 신경 쓰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을 확률이 더 낮을테고, 매스컴에서도 주목하는데다, 본인을 대하는 태도도 묘하게 달라졌기에 알아서 거리를 두고 있다.
- 이러한 사유들로 묘하게 불편한 사이가 되었으나 카메라 앞에서는 여전히 친한 척 하는 중이다. 괜히 입 밖으로 내면 구설수에 오를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하지만 감정 숨기기를 잘하는 우주완임에도 유독 신경 쓰이는 관계다.
- 하지만 로테이션을 돌고 있던 선발투수인 준우가 시즌 중 트레이드 되어 온 것에 대해서는 황당하다는 입장. 껄끄러운 관계가 되었을지라도 준우를 동문 선배로서 아끼는 마음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해서 자신과 배터리를 이뤄 복수(?)를 하겠다며 혼자만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