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승태
2025. 8. 23.

 

 

" 오빠, 난 오빠의 고통스러운 표정을 보고 싶어. "

" … … 오빠가 미안해, 세영아. 여태 그런 취향인 것도 몰라주고. "

 

아니, 오빠! 그런게 아니야! 세영은 고개를 세차게 휘저었다. 그게 아니면 뭐야, 승태는 걱정이 잔뜩 어린 표정으로 눈 앞의 연인을 바라봤다. 무릇 연인이라면 상대의 행복을 바라는 것이 정상이지 않은가? 그러나 억울한 눈으로 유리잔에 꽂힌 빨대를 쪽쪽 빨아 민트 프라푸치노로 목을 축인 세영은, 그게 아니라는 말을 했다. 여지껏 부드럽게 해준 애무는 다 헛수고였구나. 승태는 턱을 괴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아, 진짜! 아니라니까! 그런 승태의 표정을 읽었는지, 세영은 승태의 목전에서 손을 휘저었다. 겨우 제 쪽으로 돌아온 시선에 세영은 결심했다는 듯 입술을 한 번 앙다물고, 다시 놓으며 말했다.

 

" 나는, 오빠가 힘든 걸 좀 나눴으면 좋겠어."

" … …. "

" 오빤 매일 내 얘길 들어주고 위로해주는데, 나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잖아. 뭔가 힘들어보여서 물어도 아무 일 없다고 하고. "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승태는 턱을 괴고 있던 팔은 내렸다. 묵묵히 이어지는 침묵에 후우, 심호흡을 한 세영은 이야기를 이었다. 그녀는 기쁜 일만 나누는 건 진정한 연인이 아니라고 했다. 각자의 깊은 내면까지 꺼내 그것을 이해하고, 보듬으며 사랑으로 어루만지는 것이 완전한 사랑의 형태라 말했다. 다소 이상론적인 이야기지 않냐는 남자친구의 반문에 살짝 당황하면서도, 나는 당신의 모든 것을 품어주고 싶노라 고백했다. 승태는 작게 미소 지으며 길게 이어지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세영을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쳐다봤고, 기특한 생각이 귀엽다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주친 시선이 애정으로 매듭지어졌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그들은 헤어졌다. 정확히 말하면, 그래서 헤어졌다.

세영은 승태가 보낸 열 네번째 사람이었다.

세영과 승태는 각자가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줄 수 없었다. 연인 관계를 논하는 데에도 어느 정도 이해 타산의 논리가 필요한 법이다. 세영은 자신의 남자친구 되는 사람이 모든 걸 꺼내주길 바랐고, 승태는 그럴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고 싶지 않았고 그렇게 해선 안 됐다. 그래서 그는 웃으며 작별을 고했다. … 그래도 좋은 애였는데. 아쉽다는 듯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이제 더 이상 연애를 하지 않는겠다 다짐하는 것이, 세영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자 미안함의 표현이었다. 

익숙한 일이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묵은 옷들을 버리는 것처럼, 선선한 가을의 공기를 들이마시며 또 하나의 인연을 끝내고 끊어진 실을 갈무리 한다. 그렇게 연인을 보내고, 친구를 보내고, 동료를 보내고, 가족을 보냈다. 승태는 이제 회사 옆 카페에서 계절을 기념하여 내는 고구마 라떼 한 잔을 마시며 가슴의 온도를 데우는 것이 희미하게 느껴지는 쌉싸름한 감정을 달래기에 좋다는 걸 알고 있다. 자신이 소중히 여긴 이들은 모두 사랑스럽기 그지 없으니 좋은 이에게 상처를 위로 받을 것이란 것도 알고 있다. 그들은 모두 행복할 자격이 있다. 불행은 내가 오롯하게 끌어안을테니, 당신들은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어.

 

 

" 조심해요. 제가 아무리 유능해도 다칠 수 있어요."

 

배승태

(Bae Seung Tae)

 

능글맞은 여유로운 다정한
무신경한 선 긋는 장난스러운
진영 직급 연차 나이
경호원 대리 7년차 36세
몸무게 포지션
183cm 80kg TM

 

선호플 기피플
진득한 애무, 펠라치오, 키스 없음 (상대에게 맞추는 편)
*오너: 영구 상해, 스캇 외 모든 행위 환영합니다. 모든 역극 조율 없이 편하게 해주셔도 좋습니다.

 

배 대리님 말입니까? 

예, 저희 팀이십니다. 제 사수셨는데. 이번에 크루즈로 일 가신다 하시던데요. 아, 같이 가시는 겁니까? 아아, 별로 안 친해서 몇 가지 물어보신다고요. 예, 뭐.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런데 금방 친해지실겁니다, 아마. 원체 성격이 좋으셔서. 

직급이 대리인데 하필 성이 배씨셔서, 저희 팀 내에선 별명 배터리입니다. 빼떠리, 빠데리 … 다른 팀에서도 이렇게 저렇게 부르는데 별로 신경은 안 쓰십니다. 아마 부르면 돌아보실 겁니다.

아이돌 경호 쪽에 많이 불려갑니다. 아무래도 저희는 좀 투박하고 말이 세지 않습니까. 무섭게 생겼고. 그런데 원체 말씨가 부드럽고 잘 챙기고 하니까 말 안 나온다고 자주 가시던데요. 잘생겼다고 몇 번 사진 찍혀서 올라온 것도 봤습니다. 그 사진 보여드리니까 좀 부끄러워 하셨습니다.

장난끼가 정말 많으십니다. 평소에 어른스럽다고 생각하는데, 가끔 유치원생도 안 칠 장난 치실 때면 어떻게 반응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나란히 서 있으면 심심하다고 허리 쿡쿡 찌르고, 엉덩이 한 번 툭 치고. 그래놓고 아닌 척 하시는데 이게 참, … …. 반응 안 오면 실망하시니 가끔 군대 선임 같고 그렇습니다.

샤워 할 때 마다 눈에 띄는게, 몸에 화상 자국이 많습니다. 등 뒤에 크게 난 것도 하나 있는데 몸 군데 군데 여러개가 있어서 모른 척하기가 좀 그랬습니다. 자각하고 다시 보니 에도 몇 개 있었습니다. 여쭤보니 일급 비밀이라고 안 가르쳐 주시던데요. 더 물어봐도 웃으면서 다른 주제로 넘기길래 그냥 관뒀습니다. 원래 자기 이야길 잘 안 하십니다.

친해지는 건 금방인데, 은근 벽 치십니다. 그런 거 있잖습니까. 맛집은 추천해주시면서 같이 가자는 이야기는 안 하는. 그냥 나중에 한 번 가 보라는 이야기만 하십니다. 그래도 뭐, 회식 다 나오시고, 만나자 하면 만나주시니까. 사실 좀 애매합니다.

욕심이 정말 없으십니다. 승진 욕심도 없고, 물욕도 없고, 성욕은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 안 쓰기엔 아까운 물건이던데 …. 아무튼, 승진 기회가 달렸다는 일에도 별다른 반응을 안 보이십니다. 입사 동기들이 눈 앞에서 채가는데도 자기는 아무 상관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승진에 관심 없냐고 여쭤봤더니, 자기는 돈을 더 벌 필요도 못 느끼겠고, 명예도 별로 탐나지 않는다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러다 호구 당하는 거 아니실까 걱정 했는데,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조심스레 말을 던져 봤더니 웃으면서 호구도 만만하게 보여야 당하는 거라 하시더군요. 그러고 보니 대리님을 만만하게 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욕심 없는 모습을 만만하게 보고 되도 않은 부탁을 하다 말로 된통 당하는 사람 여럿 봤습니다. 원래 웃으면서 말하는 사람이 제일 무서운 겁니다.

운동 좋아하고 도 가끔 읽으시고, 반듯하게 살 것 같지만, 술 담배 다 하십니다. 도박도 가끔 하십니다. 그냥 휴대폰으로 고스톱 치는게 다인 줄 알았는데, 종종 옷에서 카지노 칩도 나왔습니다.

… 이런 것까지 말하면 너무 사소한가 싶지만. … 수염이 좀 빨리 자라는 편이십니다. 매번 깔끔하게 오시는데, 종종 턱이 까끌합니다. 저번에 파티에 갔을 때 보니 피아노를 제법 치십니다. 노래 흥얼거리시는 거 보면 노래 실력도 나쁘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고객들에게 만족도가 높은 편이십니다. 먹는 건 적당히 드시고, 거의 늘 식단 조절을 하고 계십니다. 야채 좋아하십니다. 가을에는 꼭 고구마 라떼를 드십니다. 

… 이 정도면 되지 않겠습니까? 더 말하면 사생활 침해로 잡혀갈 것 같습니다.

 

myoskin